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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ude'에 해당하는 글들

  1. 2007/09/20  읽고, 읽고, 읽어도 모자라.
  2. 2007/04/26  Hallo, 베를린
  3. 2006/10/19  마지막 메시지를 받은 시각: (4)

⊙ 대략 지난달부터 읽은 책


-.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최근 다시 읽기 시작했다가, 책이 늦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멈춰진 상태.
책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나고 있다. 나는 이상하게도; 우리말이 아닌 이름이 참 구별하기 힘든데
그래도 뭐.. 재미는 있다.


-. <(잊지못할) 해외가족여행지 36>  :정보상

조만간 일본으로 여행을 갈 계획이기 때문에
참 찾기 힘든 오사카 지역 여행 정보를 찾기 위해 라이양과 함께 빌린 책.
오사카 지역 정보도 물론 있지만, 읽고 있다 보면 어쩐지 일본보다
다른 나라를 더 가고싶다는 생각이.


-.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안그래도 읽어야지 하고 있던 차에
수업시간 발표 과제 자료가 되어버려서 후닥 읽었다.
굉장히 잘 넘어간다. 어쩐지 공감도 간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면, 나도 그런 고민을 하게 될까 하는 고민을 해보았지만
아마도 나는 그때쯤이면 혼수품목을 고민하거나 새로 입주한 집에서 제리오빠와
열심히 칼로 물베는 중일거라는 것이, 아무래도 더 확실.


-.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이민규

좀 달라져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책이다.
이 세상 내가 사는거고 남이 나한테 간섭 할 필요 없다지만
알아둬서 나쁠게 없을, 도움되는 내용들.
엄마가 덥석 이 책을 사주신거 보면, 엄마도 이 딸내미가 갑갑하신듯?


-. <불량소녀백서>  :김현진

ㅠㅠㅠㅠㅠㅠㅠ 고맙고 또 고맙다. 이런 말을 해주는 언니가 있었으면 했다.
책의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특히 다이어트의 부분만큼은
읽는 내내 구구절절, 마음을 파고 들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 발췌.

이 시대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을 정도 이상으로 찬양함으로써 그들을 시대의 신화로 만들었다.
아름답지 않으면 가냘프지 않으면 이 세상에 존재할 의미가 없다고 외치는듯한 세상에서 여자아이가 동요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쪽에서는 뚱뚱한 여자는 여자도 아니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외모에 집착하는 여자들은 골이 비었다고 혀를 찬다. 이런 세상을 만족시키고 승인받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그런 승인을 얻어낸들 뭐 그리 행복하겠는가.
세상에 계속해서 승인받으려 하는 겁쟁이 소녀가 되면 세상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함부로 대한다. 남에게 우리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내어주고, 나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잣대를 쥐어주지 말자.
우리 스스로 우리를 예쁘다고 인정하자. 우리의 매력은 살 몇 킬로그램때문에 절정으로 치솟았다가 바닥으로 추락할만큼 얄팍하지 않다.

흑흑흑, 마음에 맴돌아도 차마 정리가 안되던 그말,
고마워, 고마워요.


-. <삼국지>  :고우영

왜 그렇게 고우영 삼국지를 좋아하는지 알것 같다.
나는 솔직히 삼국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원체 전쟁얘기를 싫어하는데다가,
어릴적에 엄마가 빌려놓은 이문열 삼국지 전권을 읽기도 전에 질려버렸기 때문에.
부숭부숭 털난 아저씨들 전쟁하는 얘기가 뭐 그리 좋다고 읽는지 도통 이해가 안갔는데,
무심코 잡았다가 이틀만에 끝장을 봤다.

조조가 영웅이냐 유비가 영웅이냐, 고우영 선생님은 유비를 쪼다로 그려놓고
조조를 쌈박한 인물로 그려놓았는데, 팍팍 머리에 잘 들어오는걸 보면 나도 그런 생각인가보다.
그런거 다 제껴놓고, 나는 풋풋하고 충성심 강하고 좋은 주인(?)을 섬길줄 아는
조자룡이 -_-)b


-.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아직 마지막까지는 읽지 못했지만, 좋은 책이다.
소설을 쓰고자 하는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수업 교재로 산 책이긴 하지만 -_-;;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걸.


⊙ 앞으로 읽어야 할 책

-. <바리데기>  ; 오오, 하고 산 책인데 아직 손을 못댔다. -_-;;;; 이놈의 게으름.
-. <오늘의 거짓말>  ; 찾다찾다 그냥 사버렸다. -_-;;; 꼼꼼하게 냉정하게 읽어봐야지.
-. <낭만적 사랑과 사회>  ; 위와 이것, 둘다 발표과제용 책이지만은, 그래서 더 빠르게 읽힐듯.
-. <피를 마시는 새>  ; 제리오빠가 워낙에 좋아하는 작가라, 빌려다주기만하고 아직 안읽었는데
                               폴라리스를 얼른 끝내놓고 읽어야겠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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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02:31 2007/09/20 02:31

                                                                                                        written by Liti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는 언제나 채팅을 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산을 쓰자니 이상한 날씨에 짜증을 내던 중에 나는 그에게 이별통보를 들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냥 헤어지자고 말하는 그를 나는 붙잡지 않았다. 옷에 묻은 이슬방울같은 비를 털어내면서 무덤덤하게 그래, 하고 말했을 뿐이다. 오히려 이별을 말한 그가 화를 냈다. 너 나 사랑하긴 했니? 무슨 대답이 듣고 싶어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의도를 알 수 없는 그에게 나는 그럼 너는? 하고 되물었다.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돌아서 가 버렸다. 어차피 가벼운 관계였을 뿐이다. 나는 그가 왜 그렇게 열을 내는지 알 수 없었다. 괜히 투정을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내 기분은 날씨보다 더 눅눅해졌다. 나는 습기를 잔뜩 먹은 김처럼 흐물흐물 집으로 걸었다.

계속 (스크롤 주의)



잡설 (글 읽고 읽으시는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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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6 15:48 2007/04/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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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 베를린 :: 2007/04/26 15:48 Etude

나는 네모난 화면과 싸우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화면 속에서 올라오는 파란 글씨들과 싸우고 있었다. 아마 그도, 이 건너편에서 분홍색 글씨들에게 화를 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작 얼굴을 마주하고는 잘 싸우지 않았다. 싸움이 생길법 하다가도 잠잠해지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 컴퓨터란 놈 앞에서 마주앉기만 하면 우리는 쉬지않고 싸워댔다. 나중에는 컴퓨터가 일부러 싸움을 붙이나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였다.

우리는 늘 메신저에서 약간 화가 난 듯 보이는 말줄임표를 쓰거나 느낌표로 표현한 보이는 고함을 지르면서 싸웠다. 나는 그가 툭하면 붙이는 말 끝의 점 두개를 가장 싫어했다. 일반적으로 말 줄임표는 글씨의 가운데쯤에 점 세개가 나란히 찍히기 마련이다. 싸우는 와중에 특수문자 일일이 찾아가며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 어쩐지 점 두개는 찍다가 만듯한 인상을 주었기때문에, 싸움이 시작되고 나서의 점 두개는 볼수록 화가 났다. 물론 평상시에 어쩌다 사용하는 점 두개는 다른 느낌을 주었는데, 싸움이 시작될 듯한 기미가 보이면 나도 어쩐지 점 두개에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어떻게 같은 점 두개에 이렇게 다르게 반응하는지 그런 내 자신이 웃기고 또 신기한 것이었다.

메신저에서의 싸움은- 메신저로 화를 내고 메신저로 악을 쓰고 메신저로 끝을 보고 오프라인이 되면 그만이기 때문에, 고함을 지른다거나 화를 낸다거나 동동거린다거나 하는 모습을 상대방이 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라면 메리트였다. 길거리에서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구경하는 이도 없거니와, 둘뿐인 공간에서 무슨 이야기가 터져나오든 아무 거리낄것이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었다.  물론 싸움이 격해지고 감정이 치솟으면 키보드를 두다닥 두드리는 손목은 엄청나게 아파왔지만, 눈에 불을 켜고 싸우는 와중에는 손이 아픈지 만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지 않은가. 또 메신저로 어찌됐든 결론을 보고 만나면, 또 만나는 순간 애틋해지는 감정에 피식 웃고 말아서 어찌되었건 화해에 이른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화면 밖으로 벌어지는 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서로 전혀 알수가 없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힘들었다.

어찌되었건 그는 메신저에서 나에게 고함을 지르는지, 목소리를 깔았는지, 극도로 화가 났는지를 알수 없는, 화가 났다는 것만 단순하게 알 수 있는 글자들을 뱉어 내고 있어서, 나 역시 그에게 화가 났다는 인상을 심어주도록 강한 단어들을 뱉어냈다. 그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메신저의 별명을 바꿔버린 뒤에, 오프라인으로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나에게 알렸다. 나는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먹다 만 아이스티를 마시며 혹 그가 다시 메신저에 들어왔을 때 나 역시 화가 났다는 것을 알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으로 만들어 버린 뒤에, 핸드폰 밧데리를 뽑아 던져버렸다.
그 순간, 나는 정말 혼자가 되어버렸다.

달려가서 품에 안겨 미안하다는 말을 속삭일 수 없는 거리, 발신번호가 드러나서 어딘지 쉽사리 예측이 가능한 공중전화, 이미 문을 닫고 조용해진 밤거리, 술 한잔 걸치며 그깟 놈 헤어져버리라고 내 편을 들어줄 친구가 하나도 없는 도시. 그렇게 혼자를 만끽하며 캔 맥주 하나를 사들고 돌아왔을 때 캄캄한 방에 켜진 이 네모난 녀석만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모든 메신저가 꺼지고 단지 인터넷 하나만으로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이 네모난 기계가 왜 그렇게 미운건지, 아니면 이 네모난 기계가 아니었더라면 싸우지 않았을 우리의 대화내용이 미운건지, 하여튼 갑작스레 눈물을 쏟으며 단숨에 맥주 캔을 반 비우고 메신저 로그인을 했다. 연결이 되자마자 켜진 대화창에는 한층 누그러지고 괜히 화냈다는 후회감을 담은 그의 말이 떠올랐다. 실없이 화낸것에 대한 미안함, 참지못하고 화를 터뜨린것에 대한 미안함, 먼저 사과하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 말없이 오프라인 한것에 대한 미안함, 화를 터뜨리던 대화창엔 미안하단 말만 한가득 쌓였다. 이 망할 네모난 녀석이, 울고있는 내가 안쓰러웠나보지. 싸움을 붙여놓고 신나게 구경하다가 이제사 나한테 미안해진거야. 어쩌면 이 사과하는 대화창은 그사람이 아니라 그사람의 네모난 컴퓨터일지도 몰라. 이놈이 내가 맥주 사러 간 사이에, 그쪽에 있는 놈과 대화를 나눴겠지. 울더라고, 그만 화해 시키자고. 응. 이쪽도 미안해 하고 있던데, 라면서.
평생 해야될 미안하단 말을 오늘 몰아서 다 한것처럼 미안하단 말을 쏟아내놓고,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다가 나는 그냥, 피식 웃었다.

두 컴퓨터의 농간이든 아니든, 약속날 만나러 나가면 우리는 또 머쓱함과 안도감과 미안함으로 마주보고 웃게 되겠지.
그거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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